2010/02/12 15:34

마리,마리.. Blind 재미




마리.

 너를 만지는 것은 너를 보는 것.

날카로운 면도날이 조심스레 얼굴에 닿듯

내 손 끝이 너에게 가 닿을 때, 그 차가운 냄새가 너무나 예뻐,

우리 이 춥고 어두운 궁전에서 함께 살자, 마리.

그러나 마리,

내 두 눈을 찔러버린 거울 조각이 너로 인해 마법처럼 녹고 있을 때

너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처럼 우리의 궁전을 뛰쳐나갔어.

하늘에 흰벌들이 날아다닐 때, 그런데 너는 돌아오지 않았을 때

나는 미친 사람처럼 너를 찾다 기차를 탔어.

따뜻한 초원과 상냥한 갈대밭이 바람에 사삭거리는

그런 따뜻한 곳을 향해 기차를 탔어.

너로 인해 세상의 모든 빛을 보게 되었지만,

꽃처럼 활짝 핀 너의 아름다운 흉터자국은 더이상 볼 수 없어서

나는 우리의 어두운 궁전으로 돌아왔어, 마리.

 기적처럼 우리가 다시 만나 네가 카이의 이름을 불렀을 때,

그의 뜨거운 눈물이 세상의 모든 얼음을 완전히 다 녹였다.

그러나, 마리. 너만은 영원히 녹지 않아.

나는 너와 함께 있기 위해

두 눈에 얼음 조각을 다시 꽂아야만 했어.

 기다릴게, 마리.

이제는 쓸쓸한 눈밭이 아닌

하얀 꽃 송이가 초원 위를 흩날리는 날에, 두 눈 뜨지 않고.

그 때에 다시 카인과 루벨의 이야기를 들려줘.

네게 영혼이 있다면, 사람들에게 영혼이 있다면,

우리 서로를 알아보자, 마리.

 


덧글

댓글 입력 영역